동기와 정서의 이해

각성

정신은 각성을 필요로 한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편안함과 안정감, 이완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각성 상태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외부 자극과 각성이 필요하다. 자극과 각성을 추구하지만 모두 목숨 건 전투를 즐긴다는 뜻은 아니다. 최적 각성 수준은 각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최적 각성 수준이 높은 예가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장애인 ADHD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해 끊임없이 돌아다니거나 몸을 움직인다. 약물 치료 일환으로 진정제를 투약하면 놀랍게도 더 산만한 행동을 보이고, 반대로 자율신경계를 흥분시키는 각성제를 투여하면 얌전해진다고 한다.

ADHD 아동의 최적 각성 수준이 다른 아이들 대비 높아서인데 본인이 원하는 각성 수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주위가 산만하고 과잉행동을 하는 것이다. 각성제의 효과로 그 수준이 충족되면 주위 산만한 행동이나 과잉행동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미국 초기 심리학자 역스는 동료 다슨과 함께 최적의 각성일 때 사람은 수행이 가장 좋고, 각성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수행이 떨어진다는 역-다슨법칙을 주장했다. 각성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너무 긴장이 된다는 뜻이고, 각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은 졸리고 집중이 안된다는 것이다. 

요즘 카페에서 공부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도 같은 이치이다. 사람마다 최적 각성 수준은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환경을 찾는다면 일이나 공부에 능률을 기대할 수 있다. 

 

 

몰입

미국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원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어떤 활동에 깊이 빠져 시간, 공간, 타인의 존재나 자신에 대한 생각도 잊는 심리상태를 몰입이라고 했다. 몰입과 집중력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집중력은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몰입은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럽게 빠져들어가서 힘이 들이 않는 상태로 행복감을 준다. 몰입을 영어로 flow 흐름이라고 한다. 

 

정신분열처럼 심각한 정신장애부터 가벼운 우울까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다양한 자극에 주의가 분산되어 집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칙센트 미하이는 몰입이란 신비주의자가 말하는 무아지경, 화가와 음악가가 말하는 미적 황홀경, 운동선수가 말하는 물아일체의 상태와 같은 심리 상태임을 알아냈다.  몰입의 조건은 첫째 명확한 목표와 규칙이다. 목표와 규칙이 명확할 때 우리는 갈등과 고민 없이 정신력이 하나로 모이는 몰입상태가 될 수 있다. 

둘째는 행동에 따른 빠른 피드백이다. 피드백이 빨라야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일상에서 몰입이 어려운 이유도 피드백이 너무 느리기 때문이다. 

셋째는 과제의 난이도이다. 아주 어렵다면 긴장과 불안을 경험하고, 아주 쉽다면 따분하고 지루해하기 때문에 적절해야 된다.

위 세 가지 조건이 중복되는 환경이 조성되면 몰입이 발생한다. 몰입은 능동적으로 과제를 수행하고 빠져드는 것인 반면 중동은 대상에 압도당해 자신의 책임이나 의무를 망각할 정도로 빠져드는 것이다. 중독자들은 대상 외의 다른 활동에는 전혀 몰입을 못하기 때문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까지 피해를 초래한다. 첫째 명확한 목표와 규칙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내적동기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자 레퍼는 보상이 학습에서 중요한 흥미와 자발성을 떨어뜨린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외재적 동기를 받았을 때 내재적 동기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외재적 동기 - 학습처럼 행위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금전, 선물인 보상이고, 내재적 동기 -  활동자체 즉 학습에 대한 흥미,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동기를 뜻한다. 내재적 동기로 학습을 했지만 보상을 받게 되면 학습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급속히 감소하게 되는데 이것은 과잉 정당화 효과라 한다. 보상을 받으려고 공부를 했기 때문에 보상이 없다면 더 이상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갈등 

내부적 갈등과 외부적 갈등은 모두 모순과 대립 혹은 충돌이나 불일치와 관련이 있다. 갈등은 스트레이이고 지속, 고조될수록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심리학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인 노사갈등은 사회심리학,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개인의 심리적 갈등은 상담심리학과 임상심리학 분야로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심리학 창시자 레빈은 선택과 관련해 경험하는 갈등의 종류를 접근과 회피 두 가지 특성으로 구분했다.

접근-접근 갈등 : 원하는 두 대상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갈등 상황이다.

회피-회피 갈등 : 피하고 싶은 두 대상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갈등 상황이다. 

접근-회피 갈등 : 한 대상이 가지고 있는 두 속성에 대한 갈등이다.

다중 접근 -회피 갈등 : 장단점이 명확한 대상이 다수 존재하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갈등상황이다.

 

 

대립과정 

이름은 같지만 내용이 다른 두 개의 대립 과정 이론이 있다. 하나는 색채 지각이고 하나는 동기 이론이다. 색채 지각에서 대립 과정은 서로 반대되는 색에 대한 것이고, 동기에서 대립 과정은 시간에 따라 반대로 나타나는 반응에 대한 것이다. 

 

동기의 대립 과정으로 설명가능한 현상을 약물 중독과 스릴추구 행동이다. 항정신성 약물은 처음에 쾌감을 주지만 쾌감이 끝나고 나면 쾌감과는 반대인 불쾌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동기의 대립 과정 이론은 심리적 현상으로도 적용되는데 크게 기대하다가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는 반대로 큰 실망감에 빠지게 된다. 동기의 대립 과정은 동일한 자극을 지속 경험하면 첫 번째 반응은 줄어들고, 반대되는 두 번째 반응은 점점 커진다. 

술과 약물을 자주 접하는 사람은 점점 쾌감이나 스릴은 내성이 되어 적게 느끼고 섭취하지 않았을 때의 금단 증상만 심하게 느끼게 된다. 동일한 쾌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술이나 약물을 섭취하고 결국에는 심각한 중독이 된다.